regina pacis, ora pro nobis
- agness0528
- 6월 26일
- 1분 분량

2018년 봄, 저는 피아노를 공부하기 위해 독일의 프라이브루크에 도착했습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언어, 낯선 일상 속에서, 음악만이 유일하게 익숙했죠. 우연히 저는 동네에서 열린 작은 콘서트에 들렀고, 그 곳에서 한 피아니스트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리허설을 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저 사람에게 배워야겠다.”
그래서 그에게, 내게 피아노를 가르쳐줄 수 있냐고 물었죠. 알고보니 그는 독일인이 아닌 프랑스인이였고, 지금은 제자를 받지 않지만 자신의 선생님을 소개시켜주겠다 했죠.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그의 선생님은 80대의 보수적인 정통 클래식 피아니스트였어요.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프랑스어를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한편, 그 피아니스트 친구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럽에 왔다면, 영어가 우선이야.”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제 목표는 독일의 음악대학교(Musikhochschule)에 입학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모두 다른 의견을 제안했고, 저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시절, 저는 프라이부르크 근처의 작은 마을 Merdingen에 살고 있었어요. 집 근처의 오래된 성당에 매일같이 들러 기도했습니다.
“제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나요?”
그리고 어느 날,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마음이 이끄는 곳이 어디든, 그곳으로 가면 돼. 모든 게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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